내일은 XX번째 결혼 기념일.단수가 두 자릿수 그러니 최소한 10년은 지났다는 얘기다.www한 남자와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자신에게 먼저 박수를 보낸다.함께 보낸 시간이 길었던 만큼, 산전, 수전 공중전, 화생 방전까지 모두 경험하고 코로나까지 함께 경험하고 있는 요즘이다.둘 다 특히 기념일을 축하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일정 금액을 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 각자가 사고 싶었던 것을 하나씩 구입하기도 했다.올해 결혼 기념일에는 작년에 못 간 여행까지 내놓아 조금 긴 여행을 가려고 계획했는데 여러분 아시다 시피···한국 밖에 나오는 것도 싫고 나갈 수도 없고, 지금까지 모은 자금까지 거의 탕진한 상태.보통으로 맛있는 밥도 먹어 치운다(?)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 어제 차를 타고 있으면 저의 자리에 무엇이 있었던 것이다.그때 나는 남·표효은이 가끔 깜짝 할 때에 그는 특유의 표정에서 모르는 척하고 시치미를 떼는 것을 똑똑히 보고, 암튼 반응은 땅땅 하는 것이 서프라이즈에 대할 때의 기본 자세이다.택배와 함께 선물은 항상 마음을 설레기 때문에 그 마음을 품고 포장을 뜯어 손이 바빠졌다.
남표현이 나 몰래 준비한 결혼기념일 선물은 여성시계 ‘카시오 지샥 베이비’다.작고 반짝거리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반짝반짝한 여자 시계도 아닌 카시오 지샥 베이비일까?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에겐 나름대로 사정이 있는 시계다.남표현과 연애하던 시절에 처음으로 내가 선물 받은 게 바로 지샥 배비지였다.그때처럼 연애하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계속 살아가려고 나름대로 고심해서 준비한 선물이라고 한다.
사실 선물은 받아야 맛이긴 하지만 그 의미까지 알면 더 받는 재미가 커진다. 정말 오랜만에 그때와 같은 브랜드의 시계함을 접하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여성 시계 중에서도 중성적인 디자인을 선호하는 내 취향에 맞는 디자인과 컬러다.한국에는 없는 색상을 주문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게다가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있으니 몰래 준비하기 위해.. ㅎㅎㅎ 컬러, 디자인, 의미까지 무엇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곳이 없는 결혼기념일 선물이다. 분명 땅에 막대기를 꽂고 해시계를 그려줘도 받는 마음은 똑같았을 것이다.물론 거짓말이다
이거는 남표현 거.같은 브랜드의 카시오지샥.
얼마 전부터 전자시계를 하나 갖고 싶다고 했는데 커플시계를 삼아 함께 주문했다고 한다.이건 국내 구매가 더 싸기 때문에 그냥 국내에서 구매했다고.
앞으로 호호 할머니가 될 때까지 이 카시오지샥 베비지 시계를 n년 주기로 한 번씩 선물해 준다고 한다. 이렇게 모으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
빈말이 아니라 선물도 물론 마음에 들었지만 꽤 장문으로 쓴 편지가 더 좋았다.얼마 만의 편지인지… 같이 살아온 세월이 꽤 길고, 원래 서로 애정표현을 함부로 드러내놓고 하는 우리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표현들이 조금 손이 오그라들기도 하지만 좋다.
이거는 그때 그때 처음 선물받은 카시오지샥 커플시계.세월의 흔적이 보여도 약만 닦으면 문제없이 쓸 수 있다.새 시계와 옛 시계를 함께 들여다보면 세월이 참 그렇다.100세 시대라고는 해도 그렇게까지 살 생각도 없고, 통계학적으로는 살아온 시간보다는 남은 시간이 더 적은 지금 최선을 다해 살아가되 욕심낼 때는 쓰고 즐겁게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둘이서 매일 하고 있다…라고 했는데, 당장 내일이 걱정.오랜만에 예약하려던 식당은 금요일까지 풀부킹 두 번째 선택지였던 곳은 코로나 때문에 포장만 했다며 잠봉이라도 사올까 했던 빵집은 내일까지 휴무네? 어디서 뭐 먹지?